가끔은 관객이 되고싶기도 해
안녕하세요. 곤입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이렇게 서로의 안부와 시를 나눈다는게..
겨울이 다가오는데 마음은 따뜻해지네요.
가지고계신 안부가 남아있으시다면 저에게도 조금 나눠주시고요..
장난입니다.. 다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데 옷은 잘 챙겨입고 계신가요?
전 오히려 쌀쌀한 날씨와 살을 에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가끔 너무 뜨거워져 버린 제 몸을 식혀주는 거 같아서요.
기분 좋은 바람을 한참 맞다 집에 돌아와보니 책상보다 침대에 먼저 누워버린 제 몸을 발견했습니다.
아니, ‘누워야지’ 생각하기도 전에 ‘누워있는 나’ 를 발견하다니…..
뭐가 그렇게 지쳤을까요
보잘것없는 하루에도 쉽게 나가떨어지는 제가 싫어 몸부림을 쳐보지만 그래봤자 침대.
침대가 최고의 명문대학이라는 사실은 역시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또 오늘 했던 행동들과 말을 후회하며 울상이 되곤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배우의 영상을 보며
또 한번 웃음지었습니다.
별 거 아니더라고요 웃는다는게
저도 제가 이렇게 쉬운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웃고있네요
독자분들은요?
저는 요즘 종종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삶이 존재한다는게 너무 신기한 일이라고
1인칭으로만 살아왔던 이 세상에서 나는 늘 주인공이지만
나의 엑스트라에게 나는 엑스트라가 된다고
가끔 행복을 느낄 때에는 내 인생이 그저 잠깐 빌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는 반납해야만 할 거같아서 두렵고요.
하지만 이 넓은 세상 속에서 행복조차 제 것이 아니라면 그건 너무 비참하지 않을까요.
그럴 때에 저는 저를 제 영화 속 관객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내것이 맞는지
계속 이 삶을 누려도 되는지
확인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제가 사랑하는 이 시로 매듭지어 보려 합니다.
-
어떤 마음씨에 사람들은 붐빌까요
자기 자신의 관객이자
감독이며 배우인 세상에서
투박하고 조용한 마음은
흥행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화면은 자주 깜깜해지고
상영관에 불빛이 갑자기 켜져서
그때마다 맨 앞에 앉은 나는
초조하게 뒤를 돌아봅니다
거기 앉아 있을 거라 여겼던 사람들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잠시 뒤 영상에는 그들이 출연합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상처 주고 상처 입는 동안
주인공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 상황에 저 인물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저히
다만 어느 새벽 불면증을 앓는 이가
깊은 잠을 청하기 위해 오기도 하고
얼마 안 가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리지만
내가 아는 나 자신이 나올 때까지
그래도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
전욱진 - 기억극장
-
제가 제 인생의 관객이자 배우이자 감독이라면
제가 만약 제 인생을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면
전 어떤 기억을 편집하고 어떤 기억을 남겨둘지
그렇게 편집된 나는 어떤 모습일지
그게 정말 나일지
궁금합니다
그걸 관객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하루하루를 후회하고 되감기 버튼을 눌러버리고 싶은 우리일지라도
그 조금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형되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것조차 우리니까요..
부디 아껴주세요.
길을 걷다 하천위에 그림자가 일렁일 때면
춤을 추는 것 같다 생각하시곤 피식 웃어보세요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시길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니까요.
썩 유쾌하진 않더라도 그 한 숨을 내뱉어주시며
오늘도 벼텨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