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에게, 우리에게.
안녕하세요. 어시사에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전 ㅂㅇ으로 활동하고 있는 쌈밥이라고 합니다.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요. 저의 보잘것없는 글을 읽어주실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 제 글을 넘기셔도.. 용서하겠습니다. 다만 집 주소 좀 남겨주세요. 제가 가정방문을... 농담입니다.ㅎㅎ 여하튼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들,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가 참 어렵습니다. 제게 시는 단어 하나하나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지금도 나름 열심히 해봤지만 여전히 시는 어렵습니다. 저는 시를 좋아하는데 시는 저를 좋아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어시사를 쓰게 된 이유는 그저 동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시사를 쓰는 박정민 배우님이 멋있었고, 어시사를 쓰신 팬분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다짐을 한 후, 책상 앞에 앉아보니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만 있었습니다. 우선 시를 읽는 것부터 시작일 텐데 뭐를 읽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수능특강을 펴봐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습니다. 한동안 고민하다 역시나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인터넷의 힘을 빌려보기로 합니다. 박정민 배우님의 우시사도 복습하고, 인터넷에 검색도 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시집을 읽어보기로 합니다.
—
그렇게 너무 많이
안 예뻐도 된다.
그렇게 꼭 잘하려고만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모습 그대로 너는
충분히 예쁘고
가끔은 실수하고 서툴러도 너는
사랑스런 사람이란다.
지금 그대로 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라
지금 모습 그대로 있어도
너는 가득하고 좋은 사람이란다.
*
언제쯤 네가 실수가 더욱 진실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까? 실수도 너의 인생이고 서툰것도 너의 인생이란 것을 부디 잊지 말아라.
_나태주, 「어린 벗에게」(『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시를 다 읽고는 한동안 사색에 잠겼습니다. 이 시는 저에게 괜찮다는 말없이 괜찮다는 말을 넌지시 건넨 것 같습니다. 괜찮다는 말을 들은 지가 얼마나 지났는지, 사랑스럽다는 말을 들은 지가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괜찮아'라는 말에 야박한 세상에 괜스레 슬퍼집니다. 저는 아주 짧은 지식과 직관적으로 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어 시를 해석하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직관적으로 제게 한 발짝 다가와 줍니다. 그렇게 다가와 응원과 위로를 보냅니다. 참으로 착하고 고마운 시입니다.
숙제하듯 시작한 어 시사지만 문득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감성적인 사람이었군요. 사회에 찌든 소시민으로서 제가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완벽주의자 성향으로 고통받던 저에겐 정말 많은 위로가 되어주는 시입니다. 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작은 위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겠지요.
실수를 한 사람도, 서툰 사람도, 그걸 제일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도, 위로를 해야 하는 사람도 결국은 나 자신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전 조금 비관적인 사람인지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조금은 힘들 듯합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사랑할 수 있게 노력해 보겠습니다. 실수를 해도, 성공을 해도 결국 둘 다 저니까요. 성공한 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닌, 실패한 나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건네보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저는 저대로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대로 살아가야겠습니다. 스스로 사랑하고, 위로하면서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그 자체로 사랑스럽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변함없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전 아무래도 진지한 글은 못쓰는 모양입니다. 앞으로도 전문적인 글은 못쓸 것 같습니다. 이 답 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ㅂㅇ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