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용기함을 받아 보셨나요?
안녕하세요. 새옹지마옹심이입니다.
벌써 2024년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러갑니다.
저는 늘 그렇듯 올 한 해를 드라마와 영화 보기로 가득 채웠습니다. 책은 쪼오끔 읽었습니다.
12월 하면 또 크리스마스죠? 저는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이 작품은 사랑과 이별을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떠올리면 영화의 내용보다는 “이 영화는 8월에 봐야 좋을까? 크리스마스에 봐야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하여 여직 다시 보지 못하고 있답니다. (사실 봤던 거 여러 번 안 보는 스타일)
90년대의 한국 로맨스 영화를 정말 좋아해 많이 보는데 그 시절에 청춘을 보낸 이들이 너무나도 부럽기 때문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그 시절만의 감성 그 해의 사계절 냄새까지도 느껴지는 것 같아 괜시리 마음이 아려옵니다. 내가 꼭 그때에 살아온 것처럼요.
그래서 가져온 시집도 90년대의 시집입니다.
-
손바닥 펴
꽃밭 아래 놓으니
꽃빛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며칠 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빛 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
내 손바닥 위에서⋯⋯
_천상병, 「꽃밭」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밝음과 그늘이 내 손바닥 위에서 사랑을 한다니.. 어떠한 꽃빛이 그늘 앉아 아롱졌을지 언젠가 나의 손바닥에도 그늘 앉아주어 사랑할지 궁금해집니다. 그때가 온다면 저는 열렬한 그 사랑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요. 용기가 있다면 담아낼 수 있겠죠? 락앤락 말구요.
만약 당신에게 사랑이 찾아왔을 때 마음 담아낼 용기가 없다면 락앤락에라도 진심을 담아 내 보셔요. “아니 이 사람이 뭐라는 거야?” 싶으시면 저스트 조크로 넘어가시고
“오~괜찮은데?” 싶으시면 실천해 보세요. 참고로 저는 아직 안해봤고 받은 적은 무수히 많습니다. 바로 소풍가는 날 어머니께서 싸주신 일명 김치볶음 김밥 도시락입니다. 사정상 아버지께서 싸주신 적이 있었는데 서투르고 이쁜 모양이 아니었지만 딸래미 점심은 맥여야겠는 마음으로 열심히 김밥 제조 중이시던 아빠의 뒷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그 마음이 전해져 나의 마음속에 이쁜 모양으로 자리 잡았나 봅니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오롯이 당신과 받을 이만 아니까요. 마음껏 담아내세요. 당신의 사랑과 이별을. 이것이 바로 마음 용기함입니다.
이 시집은 인근 도서관에서 폐기 도서 나눔을 한다길래 집어 온 시집인데요. 그래서인지 세월의 흔적들이 이곳저곳 남아 있습니다. 옛날에는 도서 뒷부분에 대출 기간 표와 대출자 명을 수필로 작성하는 종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진을 첨부하고 싶지만 가능한지 몰라 글로만 남깁니다.) 이 시집에도 붙어 있더군요. 2000년 4월 7일에 이 시집을 빌려 간 전영숙 씨도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고 어디선가 열렬히 사랑을 하고 계실 것만 같습니다. 이별한 것을 후회하되 사랑한 것은 후회하지 마세요. [아침-너를 사랑했던걸]이라는 노래를 추천드리며 끝으로 사랑과 이별, 청춘을 보내시는 이들에게 제가 좋아하는 말 인용하여 인사드리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바로 지금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사랑이,
낡은 외투처럼 너덜너덜해져서
이제는 갖다 버려야 할,
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한번 더 가져보고 싶은,
희망이, 이 세상 곳곳에 있어,
그리하여, 그게 살아갈 이유라고
믿는 이에게 바친다.